겟 지로!

<겟 지로!>는 비히어로 계열의 그래픽노블로, 유명 셰프인 앤서니 보데인이 스토리를 쓴 작품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책의 띠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세계 각지 온갖 음식의 아름다운 향연”은 과장이다. 그보다는 잔인한 묘사에 더 중점을 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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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음식 문화가 지배하는 세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B급 영화같은 이야기인데, 양인들의 일본에 대한 환상=와패니즘을 여실히 볼 수 있다. 표지도 왜색이 덜 나타나게 무난한 그림을 고른 듯.

두 명의 셰프들이 도시를 나누어 지배하고 있는데, 여기에 변두리에서 작은 초밥집을 운영하는 일본에서 온 지로가 변수가 된다. 정체불명의 그는 좋은 재료와 정성을 다 한 조리법을 중요시 여기는 초밥 장인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음식에 대해 무례함을 보이는 손님들은 가차없이 처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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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조직은 뛰어난 솜씨의 지로를 서로 자기 편으로 겟!하여 이용하려고 하고, 지로는 이를 오히려 역이용하여 그들을 분쇄하려고 애쓴다.

셰프가 글을 썼기 때문인지 스토리가 조금 허술하다. 셰프답게 몇몇 요리를 만드는 법이나 재료 설명 부분이 전문적으로 나오긴 하지만, 더 많은 식재료들과 조리장면을 보여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허술한 내용을 화려한 식재료들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부분과 잔인한 액션을 살리면 앞에 말한 것처럼 B급 영화로 제작되어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발상이 신선한 만큼 재미가 없다는 건 아닌데,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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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김닛코 nitk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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