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 코믹스의 역사

경제대공황으로 인한 장기불황으로 인해 사람들은 모험만화를 통해서 힘든 현실을 타개해줄 수 있는 강한 남성상과 다른 세상을 꿈꾸었고, 1936년에 리 포크(Lee Falk)의 신문 연재만화를 통해 팬텀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했다. 마스크로 신원을 가리고 악당들과 싸우는 최초의 주인공인 팬텀은 슈퍼히어로 1호라고 부를 수 있다.

 

골든 에이지 1930년대 후반~ 1950년 경

2년 뒤, 십대 소년이었던 제리 시걸(Jerry Siegel)과 조 셔스터(Joe Shuster)가 헤라클레스와 삼손 등 자신들이 아는 모든 힘센 존재들을 합친 캐릭터인 슈퍼맨을 등장시켰다. 원래 의도는 어린이용 만화였지만, 강한 남성의 대명사로 자리를 굳혀가면서 갈수록 노동자나 하층민을 위해 악덕 고용주 등과 싸우는 내용이 나오게 되었다. 슈퍼맨의 등장은 코믹북의 황금기를 가져왔다.

 

캡틴 아메리카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기 때문으로, 당시에는 여기저기서 전쟁물이 쏟아져 나왔다. 적은 히틀러나 일본군으로 설정되었다.

최초의 여성 슈퍼히어로인 원더우먼도 등장했다. 심리학자 겸 작가인 원작자 윌리엄 몰튼 마스턴은 원더우먼이 여성 해방 운동에 앞장서는 역할을 하도록 한 동시에 여성들에게 전쟁의 승리를 위해 미국에서 도울 수 있는 것들(전투기 조립공장에서 일을 한다거나)을 하자며 독려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러나 그가 죽은 후로 원더우먼이 여성 인권을 위해 싸우는 모습은 없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골든 에이지 최고의 히어로는 포셋 출판사에서 나온 캡틴 마블이었다. 1944년 <캡틴 마블 어드벤처스>는 천사백만부가 팔리는 위엄을 보였으나, 디텍티브 코믹스(현재의 DC 코믹스)가 소송을 걸었다. 캡틴 마블이 슈퍼맨과 너무 비슷하다는 이유였다. 긴 법정다툼 끝에 포셋은 캡틴 마블의 권리를 포기하고 사업을 접었다. DC는 1972년에 포셋의 캐릭터들을 사오면서 캡틴 마블을 재등장시켰으나, 당시 마블에서 <캡틴 마블> 시리즈가 나오고 있었으므로 <샤잠!>이라는 제목으로 바꿔야만 했다.

전쟁이 끝난 후, 이런 슈퍼히어로들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대신 서부극과 범죄물의 시대가 왔다. 기본적으로 탐정인 배트맨도 이때 맹활약을 했다.

 

공포물이 유행하던 50년대는 선정적이고 잔혹한 묘사가 늘어가자, 한 정치인의 선동에 따라 정부가 만화에 검열을 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검열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서 흑백으로 채색한 작품들이 많이 출판되었고, 뱀파이어나 으스스한 괴물이 나오는 작품들 또는 소설을 각색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정부의 검열은 업계에 큰 타격이었지만, 마블과 DC는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검열에 걸리지 않는 장르인 슈퍼히어로물을 다시 부활시켰고 이 덕분에 60년대에 완전히 업계의 주류를 차지할 수 있었다.

 

실버 에이지 1956년~ 1970년 경

1956년에 등장한 DC의 플래시가 성공을 거두면서 코믹북의 실버 에이지가 시작되었다. 이렇게 유행은 돌고 돌아 다시 슈퍼히어로의 전성시대가 열렸지만, 내용은 전과 같지 않았다.

 

스탠 리잭 커비라는 두 전설적 인물들이 무작정 치고 받는 싸움에 몰두하던 슈퍼히어로가 아닌 다른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히어로의 성격 묘사에 초점을 둔 작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초의 히어로가족인 판타스틱 포가 자신들의 초능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신화와 결합시킨 토르가 등장했다. 그리고 최고는 역시 스파이더맨이었는데, 실수도 저지르고 고민도 많이 하는 이 어린 히어로가 대중의 공감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최초의 흑인 슈퍼히어로인 블랙 팬서도 등장했으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이 무렵 여러 히어로들을 팀으로 묶은 어벤저스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한 권의 책을 사면 다른 캐릭터가 나오는 다른 시리즈까지 사게 만드는 마블 유니버스가 형성되어갔다.
베트남 전쟁이 시작되면서 캡틴 아메리카도 돌아왔다. 한편으로, 배트맨은 TV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어린이 독자들을 모으기 위해 밝고 가벼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1961년 9월에는 작가 가드너 폭스가 DC의 꼬인 설정을 위해서 멀티버스(Multiverse)라는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브론즈 에이지 1970년~1985년

70년대에 들어서 침체기를 맞이하자, 마블은 인기를 끌지 못했던 <X-멘>을 새롭게 개작했다. X-멘울버린스톰 등이 멤버로 추가하면서 돌연변이, 사춘기, 민족성, 성별 등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여 ‘사회로부터 차별받는 슈퍼히어로’라는 새로운 설정이 만들었다.

유머러스한 만화도 판매량이 늘어서 외계에서 온 오리인 하워드 더 덕이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모던 에이지(다크 에이지) 1985년~현재

80년대에는 성인독자를 위해 만화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데어데블이 거장 프랭크 밀러의 손길로 인해 어두운 분위기로 다시 태어나 히트를 기록했다. 프랭크 밀러는 배트맨도 원래의 기원에 충실하도록 다시 손을 봐서 <다크나이트 리턴즈>를 발표했다.

환경운동과 총기규제, 약물남용 등의 주제를 다룬 스웜프 씽과, 실제로 히어로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하는 사실적인 내용을 다룬 <워치멘>도 이 시기에 발표되었다. 퍼니셔도 재정비되어 매우 거칠고 폭력적인 캐릭터가 되었다.

 

90년대가 되자 DC는 시대의 흐름을 만화에 집어넣었다. 뉴에이지 사상과 펑크와 고스족의 인기를 반영해 샌드맨이 나왔고, 빈민가를 무대로 하는 흑인소년 히어로인 스태틱이 등장했다.

마냥 강하기만 한 슈퍼맨의 인기가 떨어지자 둠스데이(파멸의 날이라는 뜻)에 맞서 순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이미지 코믹스는 히어로에게 공포나 SF의 성격을 접목시켰고, 스폰 같은 안티히어로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21세기에 들어서 히어로들의 성격은 한층 복잡해졌고, 메이저 히어로에도 여성과 다문화, 성소수자 등의 다양성 히어로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미즈 마블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 헐크, 아이언맨, 토르, 호크아이 등이 세대교체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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